[마침표찍기#028] '어른이 될지, 늙을지 결정해'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요?

+ 핵심질문 : 나이 앞자리가 바뀌고 몸이 무거워져도 달라지지 않을 수 있을까?
진짜 나를 이루는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되는 요즘이야.

"나이 듦은 결코 소진되지 않는 위기인데, 불안이란 절대 바닥나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 위기는 '현실'이 아니라 상상 속의 위기이므로 자꾸만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 (...) 진짜가 아니므로 강박적으로 반복되는 모든 위기가 그렇듯(이때의 위험은 대개 허구이고 상상 속의 독이므로), 나의 친구는 그 이후로도 똑같은 위기를 거듭, 매번 처음처럼 겪었다."

- <여자에 관하여> 수전 손택, 김하현 옮김, 윌북(2025)

 

"여자가 나이를 말할 때마다 느끼는 불편함"에 대한 수전 손택의 날카로운 문장들( 위 모든 문장들 <나이 듦에 관한 이중 잣대> 편에서 발)을 읽으며, 자주 감탄했고, 밑줄을 그으며 집중했다. 내가 느끼는 많은 증상의 현상과 원인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기 때문이다. 1970년대 마흔 무렵의 손택이 쓴 이 글을 2025년 대한민국에 사는 40대 후반의 내가 읽으며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와 시스템이 가져온 여성 문제임을 인식하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이들의 좌절과 깨달음과 연대의 순간이 펼쳐졌을까.

 

주변에 나이 많은 언니들이 많아서,
이 나이에도 여전히 막내 취급, 가끔은 누군가의 딸처럼 아이 취급을 받을 때도 있다.
그러나 내게도 변함없이 가끔 느껴지는 나이 듦에 대한 자각은 늘 불편하고 괴로운 것이다.

어제 누군가의 짧은 문장을 보고 옮겨 적었다.

"어른이 될지
노인이 될지
스스로 결정하렴."

 

최근 젊은 친구로부터 "네가 갖고 싶은 기술은 뭐야?" "넌 언제 시를 써?" "깊은 밤에는 주로 무슨 생각을 해?" 같은 질문을 받았다. 일단 누군가 나에게 그런 순수한 질문을 한다는 자체가 오랜만이라 신선하게 느껴졌고, 그 질문들이 대단히 근원적인 내면의 무엇을 건드려 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10대, 20대란 그런 질문들로 가득하고 어디에서도 답은 찾을 수 없었던 질문과 실험의 날들이었단 기억이 난 것이다. 내게도 그런 시간이 있었단 사실이 새삼 고맙게 느껴졌다.

요즘 내가 갖고 싶은 기술은, 오늘 주어진 하루를 모자람 없이 완전하단 느낌을 갖고 살아가는 변치 않는 능력이다. 매일의 루틴대로 어제와 비슷하게 하루를 살아가게 된 것이, 내겐 다행으로 느껴지면서도, 매번 어제와 다른 시간, 다른 경험을 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다. 다만 하루를 채워주던 호기심, 열정, 열망들이 여전히 내 안에 있음을 잊지 않고 싶다. 가끔은 연약한 화초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그 '불꽃'들을 꺼지지 않게 잘 지켜가고 싶다. 가을이다. 읽고 싶고 쓰고 싶은 것이 많고, 계절과 함께 한껏 깊어지고 싶은 가을이다.

 

+ "soop이 찾은 해답 :
한국의 많은 여성들이 읽고 쓰는 현상은 우연이 아니다.
남성 중심의 사회를 살아가며 여성들은 느리지만
더 나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는 중이다.
그들과 함께 걷는 우리 모두를 전폭적으로 지지한다.
서로의 글을 읽고 내 이야기를 남길 것이다.
우리 모두는 모두의 더 나은 내일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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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브런치북 「숨'프로젝트」의 일부입니다.
일상 속에서 발견한 성찰과 성장의 과정을 진솔하게 기록하고자 합니다.
깨어있는 루틴을 함께 실험하는 브런치북「숨'프로젝트」처럼,「작은 마침표 찍기 챌린지」 매거진도 모든 분께 열려 있습니다.
같은 형식으로 글을 쓰고 싶은 분들은 언제든 이곳에 함께 올려주세요. 당신은 혼자가 아니니까요 :)
지금, 용기를 내어 마침표 하나를 찍어보세요. 그 작은 선택이 삶을 바꾸기 시작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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